보리성BORISUNG

사백 네 가지의 병

보리성2001-11-20 21:21조회 3No. 7
사백 네 가지의 병 (無比 스님)
 인간의 육체는 무상하다. 여기에 대해서≪유마경(維摩經)≫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몸은 감각이 없으니 초목이나 기와집과도 같다. 이 몸은 작용함이 없으니 바람에 의해 움직여 질 뿐이다. 이 몸은 부정(不淨)하니 더러움이 가득차 있다. 이 몸은 공허하니 목욕을 하고 옷을 입고 식사를 한다 해도 반드시 닳아 없어질 것이다. 이 몸은 재앙 그것이다. 그래서 사백사(四百四)의 병에 의해 침식당한다."  불교에서는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를 지(地).수(水).화(火).풍(風)의 사대(四大)로 나누어서 말합니다. 그런데 경전에서는 사대 각각의 요소에 사백 네 가지의 병이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이러한 병에 의해 침식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지.수.화.풍의 네가지 요소가 잠시 모여 있으므로 편의상 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이 네가지 요소는 주체자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고 하는 고정불변의 실체는 없는 것입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염라대왕 앞에 끌려갔습니다. 그 동안 온갖 죄업을 많이 지어서 염라대왕으로부터 심한 문초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변명하기를, 사회에 있으면서 제대로 스승다운 스승을 만나지 못해서 훌륭한 가르침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고 선행을 닦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핑계를 듣고 염라대왕은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가 사회에서 살 때 주위에 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느냐?"  "그것은 수 없이 보았습니다. 바로 가까이 부모님도 보았고, 이웃에서도 늙은 사람은 많이 보았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염라대왕은 크게 그를 꾸짖었습니다. 왜냐하면 늙음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그렇게 많이 보고도 선근을 닦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늙음 보다 더 훌륭한 스승은 없다고 염라대왕은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죄인은 크게 뉘우쳤습니다.  염라대왕은 또 물었습니다.  "네가 세상에 살 때 병든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  "병든 사람은 도처에서 보았습니다." 염라대왕은 이 세상에서 병든 사람보다 더 훌륭한 스승과 위대한 가르침은 없다고 그를 꾸짖었습니다. 그런 훌륭한 스승을 만나고도 선근을 닦지 못한 것은 벌을 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염라대왕은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세상에 살 때 죽은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직접 장례를 치른 적도 많습니다." 염라대왕은 그 말을 듣고 그를 꾸짖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훌륭한 선지식은 없기 때문입니다. 죽음 만큼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가르침은 없을 것입니다. 죽음을 놓아두고 달리 어디에 가서 훌륭한 스승을 찾는다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염라대왕의 이 꾸짖음처럼 이 세상에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사실보다 더 훌륭한 가르침은 없습니다. 불교에는 훌륭한 설법과 감미로운 말씀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급기야는 죽어간다는 인생무상의 절실함을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불교공부가 될 수 없습니다.  불교는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깨닫게 된 동기 또한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문제였습니다. 깨달음의 문제도 결국 늙고, 병들고, 죽는 문제의 해결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벗어나 달리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노병사(老病死)의 문제를 통한 육신의 무상함을 거듭 말씀하고 있습니다.  ≪열반경(涅槃經)≫에는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선남자야, 구워내지 않은 그릇은 깨어지기 쉽다. 사람의 몸도 그러해서 일단 몸을 받고 나면 온갖 괴로움의 그릇이 된다. 또 큰 나무의 무성한 꽃과 과일을 뭇새들이 쪼아 먹는 것과 같고 조그만 불이 마른 풀을 능히 태우는 것과 같아서 사람들의 몸은 갖가지 괴로움에 의해 파괴되느니라."  ≪열반경≫은 부처님의 육신이 인멸하여 가는 과정을 나타낸 경전입니다. 영원히 변치않는 실다운 진리의 몸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경전입니다. 마른 풀을 모아 놓고 거기에 조그만 불씨만 있다면 풀을 능히 다 태우고도 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도 노.병.사의 괴로움에 의해 파괴되는 것입니다. 마른 풀이 불씨에 의해 사라지듯 인간의 육신 또한 무상에 의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몸을 의지해 살고 있습니다. 또 그 몸을 자기 자신인 양 고집하고 있습니다. 무상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에 반기를 들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살장정법경(菩薩藏正法經)≫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 몸은 미혹으로 해서 생겨나고 인연으로 해서 없어지며, 움직임도 없고 작용도 없으며, 자성(自性)도 없고 집취(執取)도 없다. 마치 산 속의 숲이나 약초가 인연에서 생겨나는 것과 같다. 또 이 몸은 장벽(墻壁).기와(瓦).초목.환영(幻影) 과 같아 이내 썩어 없어지며, 진실하지 않으며, 그릇된 것이며, 염리(厭離)해야 할 것이며, 견고하지 못하다." 우리의 육신만을 생각했을 때 그것은 참으로 거추장스럽고 걸리적거리는 것입니다. 육신의 장애를 통해서 온갖 문제가 야기되는 것입니다. 경전에서는 육신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육신에 의해 일으키는 생각은 모두 전도된 것이며 바르지 못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번뇌를 지닌 몸, 다시 말해서 온갖 무명의 덩어리인 육신을 영원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육신은 온갖 더러움으로 가득차 있으며 결코 애착할 것이 못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이란 마치 개미집과 같습니다. 개미들이 편안히 살고 있을 때 코끼리가 나타나서 개미집을 마구 밟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개미는 거대한 코끼리의 짓밟음에 항거할 수 없습니다.우리의 몸도 마치 개미집이 무너지듯 언젠가는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여기서 개미집은 오온(五蘊)으로 형성된 우리의 몸입니다. 또 코끼리는 염라대왕이나 죽음의 사자(使者)입니다. 육신의 무상함을 거대한 코끼리가 개미집을 밟아 뭉개듯 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또 이 몸은 파초와 같다고 말합니다.파초는 실체가 없는 식물입니다.파초의 껍질을 아무리 벗겨도 파초를 지탱하고 있는 주된 주체는 없습니다. 결국 파초는 껍질 뿐인 것입니다. 우리의 육신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그 무엇이 있어서 육신을 형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나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몸은 본래 진실한 것이 못되고 무상하다고 경전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의 육신이란 친구가 권하는 한 잔의 술에 독약이 들어 있는데 그것을 무심히 먹고 목숨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몸을 나라고 인정하는 입장이 바로 그와 같이 어이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무비스님과 함께하는 불교 공부(민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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