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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바시라(婆施羅)뱃사공
(第二不壞廻向善知識)
선재동자는 누각성을 향해 길을 가면서 살펴보니, 길이 오르락내리락하고 평탄한가 하면 험준하기도 하고, 깨끗하고 더럽기도 하고 구부러지고 혹은 곧게 뻗어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내가 저 선지식을 가까이 모실 것이다. 선지식은 보살도를 수행하여 성취하는 근원이고, 바라밀의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중생을 거두어주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다. 법계에 두루 들어가지만 장애가 없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모든 중생에게 나쁜 꾀를 없애게 하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모든 중생에게 교만을 떠나게 하는 도를 수행 성취하게 하는 근원이다. 모든 중생에게 번뇌를 없애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모든 중생에게 여러가지 소견을 버리게 하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모든 중생에게 온갖 나쁜 가시를 뽑게 하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고, 모든 중생을 온갖 지혜의 성에 이르게 하는 도를 수행 성취하는 근원이다.
왜냐하면, 선지식에게서 온갖 착한 법을 얻기 때문이며, 선지식의 힘으로 온갖 지혜의 길을 얻기 때문이다. 선지식은 보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다.'
이와 같이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다가 누각성에 이르렀다. 그 뱃사공은 성문 밖 바닷가에서 수많은 상인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큰 바다의 법을 말하면서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방편으로 일러주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그 앞에 나아가 발에 예배드리고 무수히 돌고 합장하고 말하였다.
"성자시여, 저는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지만,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 알지 못합니다. 듣사오니 성자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말씀하여 주소서."
뱃사공이 말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고, 이제 또 큰 지혜를 내는 근원을 묻는구나. 모든 생사의 괴로움을 끊는 인(因)과 온갖 지혜의 큰 보물섬에 가는 인과 무너지지 않는 대승(大乘)을 성취하는 인, 이승(二乘)들이 생사를 두려워하고 고요한 삼매의 소용돌이에 머무름을 멀리 떠나는 인, 큰 원의 수레를 타고 모든 곳에 두루하여 보살행을 행하여도 장애가 없는 청정한 도의 인, 온갖 지혜의 바다에 빨리 들어가는 청정한 도의 근원을 묻는 구나.
선남자여, 나는 이 성의 바닷가에 있으면서 보살의 대비당행(大悲幢行)을 깨끗이 닦았다. 나는 염부제에 있는 가난한 중생들을 이롭게 하려고 온갖 고행을 닦는다. 그들의 소원을 모두 만족케 하는데, 먼저 세상 물건을 주어 마음을 채우고 다시 법의 재물을 베풀어 환희케 한다. 복덕의 행을 닦게 하고, 지혜를 내게 하고, 선근의 힘을 북돋우고,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고, 보리의 원을 맑게 하고, 대비력(大悲力)을 견고케 한다. 생사를 없애는 도를 닦게 하고,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행을 내게 하고, 모든 중생들을 거둬주게 하고, 모든 공덕을 닦게 하고, 모든 법을 비추게 하고, 모든 부처님들을 보게하고, 일체지의 지혜에 들어가게 한다.
나는 여기에서 이와 같이 생각하고, 이런 뜻을 가지고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바다에 있는 모든 보물섬과 모든 보배의 처소와 모든 보배의 종류를 안다. 나는 보배를 깨끗하게 하고 연마하고 또한 온갖 보배를 만들 줄을 안다. 나는 보배의 그릇과 그 용도와 그 광명을 안다. 나는 또 용궁의 처소와 야차 궁전의 처소와 부다(部多) 궁전의 처소를 알아서 잘 회피하여 그것들로부터 입는 난을 면한다.
또 소용돌이와 얕고 깊은 데와 파도가 멀고 가까운 것과 물빛이 좋고 나쁜 것을 잘 분별하여 안다. 해와 달과 별이 운행하는 돗수와, 밤과 낮과 새벽과 시각과 조수가 늦고 빠름을 잘 분별하여 알고, 배의 철물과 나무가 굳고 연한 것과 기관의 빡빡하고 헐거움과 물의 많고 적음과 바람의 순하고 거슬림을 안다. 이와 같이 편하고 위태로운 것을 모두 분명히 알기 때문에, 갈만하면 가고 가기 어려우면 안 간다. 나는 이와 같은 지혜를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한다.
나는 안전한 배로 상인들을 태우고 편안한 길을 가게 하며, 다시 법을 설하여 기쁘게 하면서 보물이 있는 섬으로 인도하여 여러가지 보물을 주어 만족케 한 뒤 염부제로 돌아온다. 나는 큰 배를 가지고 이와 같이 다니지만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었다.
어떤 중생이 내 몸을 보거나 내 법을 듣는 이는 영원히 생사의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고, 온갖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 애욕의 바다를 말리고 지혜의 광명으로 삼세의 바다를 비추며 모든 중생의 고통 바다를 끝나게 한다.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를 맑히고, 모든 세계 바다를 빨리 청정하게 하며, 시방의 큰 바다에 들어가 중생의 근기를 알고, 모든 중생의 수행을 알고, 모든 중생의 마음에 두루 따른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대비당행(大悲幢行)을 얻었으므로, 나를 보거나 내 음성을 듣거나 나와 함께 있거나 나를 생각하는 이는 다 헛되지 않게 한다. 그러나 저 보살 마하살들은 생사의 바다에 다니면서도 모든 번뇌에 물들지 않고 허망한 소견을 버리고, 모든 법의 성품을 살피고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준다. 이미 온갖 지혜의 바다에 머물러 모든 중생의 애착을 없애고, 모든 시간에 평등하게 있으면서 신통으로 중생들을 제도하고, 때를 놓치지 않고 중생들을 조복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을 말 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에서 남쪽으로 가면 가락(可樂)이란 성이 있는데, 거기 무상승(無上乘) 장자(長者)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예배드리고 우러르며 슬피 울면서, 선지식을 찾는 마음에 싫어함이 없이 하직하고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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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部多): 귀신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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