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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운비구(海雲比丘)
(第二 治地住善知識)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정념(正念)으로 지혜광명의 문을 관찰하였다. 정념으로 보살의 해탈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보살의 삼매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보살의 큰 바다의 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이 앞에 나타나는 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의 처소의 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의 법칙의 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의 허공계와 같은 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이 출현하시는 차제문을 관찰하고, 정념으로 부처님이 들어가시는 방편문을 관찰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가서 해문국에 이르렀다.
해운비구의 처소에 가서 그 발 앞에 엎드려 절하고 바른쪽으로 돌고 나서 합장하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성자시여,저는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여 위없는 지혜바다에 들고자 하오나, 보살이 어떻게 세속의 집을 버리고 여래의 집에 나는지를 아직도 모르고있습니다. 어떻게 생사의 바다를 건너 부처님의 지혜바다에 들어가며,어떻게 범부의 경지를 떠나 여래의 경지에 들어가며, 어떻게 생사의 흐름을 끊고 보살행의 흐름에 들어가며, 어떻게 생사의 바퀴를 깨뜨리고 보살의 원력의 바퀴를 이룹니까. 어떻게 마구니의 경계를 없애고 부처님의 경계를 나타내며,어떻게 애욕의 바다를 말리고 큰 자비의 바다를 채우며, 어떻게 모든 어려움과 나쁜길의 문을 닫아 버리고 큰 열반의 문을 열게 하며, 어떻게 삼계(三界)의 성에서 나와 온갖 지혜의 성에 들어가며, 어떻게 온갖 노리개를 버리고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습니까?"
해운비구가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최상의 깨달음에 대한 마음을 내었는가?"
선재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였습니다."
해운비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중생들이 선근(善根)을 심지 않으면 위없는 보리심을 낼 수없으니 보문(普門)의 선근 광명을 얻어야 한다. 또 진실도인 삼매의 광명을 갖추어야 하고, 여러 가지 광대한 복바다를 내야 하고, 희고 깨끗한 법을 자라게 하는
데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고, 선지식을 섬기는 일에 고달픈 생각을 내서는 안되고, 몸과 목숨을 돌보지 말고 쌓아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 평등한 마음이 대지와 같아서 높고 낮음이 없어야 하고, 항상 모든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야 하고, 모든 생멸의 길을 생각하며 버리지 말아야 하고, 항상 여래의 경계 관찰하기를 좋아해야 그와 같은 보리심을 발할 수 있다.
보리심을 발한다는 것은 대비심(大悲心)을 발하는 것이니, 모든 중생을 널리 구제하기 때문이다. 크게 인자한 마음을 내어 모든 세간을 다 같이 복되게 해야 하며, 안락한 마음을 내어 모든 중생들의 괴로움을 없애주어야 하며, 이롭
게 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중생들이 나쁜법에서 떠나게 해야 하며, 애민심을 내어 두려워하는 이들을 다 수호해야 한다. 걸림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장애를 여의게 해야 하며,광대한 마음을 내어 모든 법계에 가득 차게 해야 하며, 끝없는 마음을 내어 허공계처럼 가지 않는 데가 없어야 하며,너그러운 마음을 내어 모든 여래를 다 친견해야 하며, 청정심을 내어 삼세의 법에 지혜가 어김이 없어야 하며, 지혜의 마음을 내어 온갖 지혜의 바다에 두루 들어가야 한다.
선남자여, 내가 이 해문국에 머문 지가 12년인데 항상 큰 바다로 생각의 대상을 삼아왔다. 이른바 큰 바다가 광대 무변함을 생각하고, 큰 바다가 심히 깊어 헤아리기 어려움을 생각하고, 큰 바다가 점점 깊고 넓어짐을 생각하고,큰 바다에 한량없는 보물들이 기묘하게 장엄함을 생각하고, 큰 바다에 한량없는 물이 고여 있음을 생각한다. 큰 바다의 물빛이 같지 않아 헤아릴 수 없음을 생각하고, 큰 바다는 한량없는 중생들이 사는 곳임을 생각하고, 큰 바다는 온갖 몸이 큰 중생들을 수용함을 생각하고, 큰 바다는 구름에서 내리는 비를 모두 받아들임을 생각하고, 큰 바다는 붇지도 않고 줄지도 않음을 생각하였다.
나는 또 이런 생각도 하였다. 이 세상에는 이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이 있을까, 이 바다보다 더 끝없는 것이 있을까, 이 바다보다 더 깊은 것이 있을까, 이 바다보다 더 특수한 것이 있을까?
선남자여, 내가 이와같이 생각할 때에 이 바다 밑에서 홀연히 큰 연꽃이 솟아 나왔었다. 그것은 그보다 더할 수 없는 다라니 보배로 줄기가 되고, 폐유리(吠琉璃)보배로 연밥이 되고,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잎이 되고, 침수향(沈水香)
으로 꽃받침이 되고, 마노(碼瑙)로 꽃술이 되어 아름답게 큰 바다를 가득 덮었다.
이와 같은 큰 연꽃은 여래가 세상에 나오시는 선근으로 피어났으므로, 모든 보살들이 다 같이 믿고 좋아하였다. 그때 연꽃 위에 여래께서 가부좌하고 앉으셨는데, 그 몸은 유정천(有頂天)에 까지 이르렀다.
이 여래께서 바른 손을 펴서 내 머리를 만지시고, 나에게 보안법문(普眼法門)을 말씀하시어 모든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셨다. 보살의 모든 행을 드러내고,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법을 열어 밝히니 모든 법문이 그 가운데 들어 있었다. 모든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외도들의 삿된 이론을 꺽고, 악마의 무리를 멸하여 중생들을 기쁘게 하였다. 중생들의 마음과 행을 비추고 중생들의 기질을 알아서 그들의 마음을 따라 깨닫게 하였다.
내가 그 여래의 처소에서 이 법문을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기억하고 관찰한 것을, 어떤 사람이 바닷물로 먹을 삼고 수미산으로 붓을 삼아 쓴다 할지라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안법문을 알뿐, 저 보살 마하살들은 모든 보살행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니 그 원력을 따라 수행하기 때문이다. 큰 서원 바다(大願海)에 들어가니 무량 겁을 두고 세간에 머물기 때문이며,모든 중생의 바다에 들어가니 그 마음을 따라 널리 이롭게 하기 때문이며, 모든 중생의 마음바다에 들어가니 열 가지 힘과 걸림없는 지혜 광명을 내기 때문이다.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根海)에 들어가니 시기에 맞추어 교화하고 다 조복하기 때문이며, 모든 세계 바다에 들어가니 본래의 원을 이루어 부처님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때문이며, 모든 부처님 바다에 들어가니 항상 모든 여래께 공양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법 바다에 들어가니 지혜로써 다 깨닫기 때문이며, 모든 공덕바다에 들어가니 낱낱이 수행하여 구족하게 하기 때문이며, 모든 중생의 말씀바다에 들어가니, 모든 세계에 바른 법륜(法輪)을 굴리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그와 같은 공덕의 행을 알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60유순(由旬)을 가면 능가로 가는 길가에 한 마을이 있는데 이름을 해안(海岸)이라 한다.거기에 선주(善住)라는 비구가 있으니,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해야 보살행을 깨끗이 하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해운비구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우러르면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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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폐유리: 보석이름
2)염부단금: 염부는 나무 이름.단은 강.바다라는 뜻.염부나무 밑으로 흐르는
강에서 나는 금.
3)침수향: 향 이름. 물에 넣으면 갈아 앉으므로 이와 같이 말함.
4)마노: 짙은 녹색의 보옥.
5)보안법문: 하나 가운데 일체가 갖추어져 있음을 보게 하는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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