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성BORISUNG

『碧巖錄』(제40칙ㆍ南泉一株花)

보리성2002-08-16 15:44조회 7No. 27
碧巖錄 (霧山 五鉉스님 譯解)

      남전의 꽃 한 포기 垂示

  쉬고 또 쉬니 무쇠나무에서도 꽃이 핀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는가? 있는가? 교활한 자도 실수를 저지르고 설사 종횡무진 자유자재하다고 해도 그는 콧구멍이 뚫려서 끌려다니는 형편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말해보라.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다음 얘기를 살펴보라. 本則   육긍 대부가 남전 화상과 얘기를 나누다가 이렇게 말했다.   "승조* 법사가 말하기를 천지가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 했는데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에 남전은 뜨락에 핀 꽃을 가리키며 대부를 부르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이 한 포기의 꽃을 꿈속에서만 보는 듯하고 있다네." 頌

듣고 보고 아는 것이 따로따로가 아니고 산과 강의 경치가 거울 속에 있지 않으이. 서리 내린 하늘에 달은 지고 밤은 깊은데 맑은 연못 찬 그림자를 누구와 함께 보랴.
蛇足

  승조 법사가 '천지가 나와 한 몸이요 만물이 나와 한 뿌리'라고 갈파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말이다. 생각해 보면 천지만물이 없다면 나는 어디에서 태어나고 무엇을 먹고 살겠는가. 모두가 형제요 친척이며 한가족이다. 빵 한 조각이 내 앞에 올 때까지를 생각해 보면 자연의 도움과 수많은 사람의 수고가 깃들어 있으니 참으로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이란 말은 맞고 또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아무도 한 포기의 꽃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 주는지를 모르고 있다. 마치 꿈속의 일인 양 현실의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 으르릉대고 잡아먹으려고 아우성이다. 이것이 인간 군상의 추악한 모습이다. 그러고도 천연덕스럽게 이웃을 얘기하고 사랑을 얘기하고 우정을 얘기한다. 그 가증스러운 꼴이라니!   들에 핀 꽃 한 송이, 무심히 발길에 채이는 돌멩이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지 못한다면 그는 밥먹는 벌레일 뿐이다. 이 밥버러지들아! * 승조(僧肇:384~414): 처음에는 노장(老莊)사상에 심취했으나〈유마경〉을 읽고 불교에 귀의했다. 뒤에 구마라집의 제자가 되어 그를 도와 역경 사업에 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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