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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법보계(法寶계) 장자
(第五無癡難行善知識)
선재동자는 명지거사의 처소에서 이 해탈문을 듣고 복덕의 바다에 헤엄치고, 복덕의 밭을 갈았다. 복덕의 산을 쳐다보고, 복덕의 나루에 나아가고, 복덕의 광을 열고, 복덕의 법을 보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의 덩이를 맛보았다. 복덕의 힘을 내고, 복덕의 세력을 늘리면서 점점 남쪽으로 나아가 사자궁성을 향해 법보계 장자를 두루 찾았다. 그 장자가 마침 저자에 있음을 보고 그 앞에 나아가 발에 예배드리고 무수히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성자시여, 저는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원컨대 저에게 보살도를 말씀해 주소서. 저는 그 도를 의지하여 일체지(一切智)에 나아가겠습니다. 이때 장자는 선재의 손을 잡고 자기가 거처하는 집으로 데리고 가서, 우선 내 집을 보라고 말하였다.
선재는 그 집을 살펴보았다. 맑고 눈부신 진금으로 이루어졌는데, 은으로 담을 쌓고 파리로 전각(殿閣)이 되고 감유리보로 누각이 되고 자거로 기둥이 되었다. 온갖 보배로 두루 장엄하고 붉은 마니주로 사자좌를 만들었다. 그 집은 굉장히 넓어 십 층으로 여덟 개의 문이 있었다.
선재가 들어가 차례로 살펴보았다. 맨 아래층에서는 음식을 보시하고, 2층에서는 의복을 보시하고, 3층에서는 모든 보배 장엄거리를 보시하고, 4층에서는 채녀와 온갖 진귀한 보배를 보시하고, 5층에서는 제 5지 보살이 운집하여 법을 설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모든 다라니문과 삼매의 결인(結印)과 지혜 광명을 성취하였다.
그리고 6층에서는 보살들이 심히 깊은 지혜를 이루어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통달하였다. 광대한 다라니와 삼매의 걸림없는 문을 성취하여, 다니는 데에 걸림이 없고 두 가지 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말할 수 없이 미묘하게 장엄된 도량에 있으면서 여럿이 모인 곳에서 끝없는 반야 바라밀문을 나타내 보였다.
7층에서는 메아리 같은 지혜[如響忍]를 얻어 방편 지혜로써 분별 관찰하여 벗어남[出難]을 얻고, 다 부처님의 바른 법을 듣고 지니게 하였다.
8층에서는 한량없는 보살들이 그 안에 모였는데 모두 신통을 얻어 물러나지 않으며, 한 음성으로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몸이 모든 도량에 나타나 온 법계에 두루했다. 그리고 부처님의 경지에 두루 들어가 부처님의 몸을 보고, 모든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 상수(上首)가 되어 법을 설했다.
9층에는 일생보처 보살들이 모여 있었다.
10층에서는 모든 여래가 그 안에 충만했는데, 처음 발심해서 보살행을 닦으며 생사를 초월하여 큰 서원과 신통력을 이루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국토와 도량에 모인 대중을 청정케 하고, 바른 법륜을 굴리어 중생을 교화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를 다 분명히 보게 하였다.
선재동자는 이런 현상을 보고 장자에게 말했다.
"성자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청정한 대중이 모였으며, 어떤 선근을 심었기에 이런 과보를 얻었습니까."
장자가 말했다.
"내가 생각하니, 과거 아주 오랜 겁 전에 원만장엄(圓滿莊嚴)이란 세계가 있었는데, 부처님 이름은 무변광명법계 보장엄왕(無邊光明法界普莊嚴王) 여래. 응공. 정등각으로 열 가지 명호가 원만하였었다. 그 부처님이 성에 들어오실 때 내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한 개의 향을 사르어 공양하였다. 그 공덕으로 세 곳에 회향하니, 모든 가난과 괴로움이 아주 사라지고, 부처님과 선지식을 늘 찬탄하며, 항상 바른법을 들었으므로 이런 과보를 얻게 된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보살의 한량없는 복덕 보배광 해탈문을 알 뿐이다. 그러나 저 보살 마하살들은 불가사의한 공덕의 보배광을 얻고, 분별이 없는 여래의 신해(身海)에 들어가고, 분별이 없는 가장 높은 법운(法雲)을 받는다. 또 분별없는 공덕의 도구를 닦고, 분별없는 보현의 행망(行網)을 일으키고, 분별없는 삼매의 경지에 들어가고, 분별없는 보살의 선근과 평등하다. 분별없는 여래의 머무시는데 머물고, 분별없는 삼세가 평등함을 증득하고, 분별없는 보안(普眼)의 경지에 머물고, 모든 세월 속에 있으면서도 지치거나 싫증을 내지 않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등근(藤根)이란 나라가 있고, 그 나라에 보문(普門)이라고 부르는 성이 있다. 그 성에 한 장자가 있는데 이름이 보안(普眼)이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선재는 그의 발에 예배드리고 무수히 돌며 우러르고 나서 하직하고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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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수정(水晶)을 말함.
※감유리보: 유리는 보석이름. 검붉은 유리.
※자거: 백산호(白珊瑚)나 조개껍질로 만들어 장식용으로 씀.
※마니주: 용왕의 뇌 속에서 나왔다는 구슬. 이것을 가지면 소원이 뜻대로 이루어진다고 함. 그래서 여의주(如意珠)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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