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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보안(普眼) 장자
(第六善現行善知識)
선재동자는 법보계 장자에게서 이 해탈문을 듣고 부처님들의 한량없는 지견(知見)에 깊이 들어갔다. 또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에 편히 머물고,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에 통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법문을 희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신해(信解)를 청정케 하였다. 보살의 한량없는 근성을 예리하게 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욕락을 성취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행문(行門)을 통달하였다. 또 보살의 한량없는 원력을 더욱 크게 하고, 보살의 이길 수 없는 당(幢)을 세우고, 보살의 지혜를 일으키고, 보살의 법을 비추면서 점점 나아갔다.
등근국에 이르러 그 성이 있는 곳을 물으면서 찾았다.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노고를 생각지 않고, 오로지 선지식의 가르침만을 생각하면서 항상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려고 조심하고 게으르지 않았다. 마침내 보문성을 보게 되었는데 백천 마을이 에워싸고 성곽이 높고 도로가 넓었다.
장자의 모습을 보고, 그의 앞에 나아가 예배드리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성자시여, 저는 이미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지만, 보살이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위없는 보리심을 발했구나. 나는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병을 안다. 풍병. 황달. 해소. 열병 귀신과 독충과 수재와 화재로 인해 생기는 온갖 병을 나는 모두 방편으로 치료한다. 누구든지 병이 있는 이가 내게 오면 다 치료하여 낫게 하며, 향탕으로 목욕시키고 향과 꽃과 영락과 좋은 옷으로 갈아입히고,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여 아쉬움이 없게 한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알맞는 법을 말해 준다. 탐욕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을 가르치고, 남을 미워하고 성을 잘 내는 이에게는 자비관(慈悲觀)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이에게는 여러 가지 법의 모양을 분별하도록 가르치고, 이 세 가지가 균등한 이에게는 아주 뛰어난 법문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대비심을 일으키게 하려고 생사의 무량 고뇌를 나타내며, 공덕을 늘게 하려고 한량없는 복과 지혜를 닦고 익히는 일을 찬탄하고, 큰 서원을 발하도록 하려고 일체 중생을 조복하는 일을 칭찬한다. 보현의 행을 닦게 하려고 보살들이 모든 세계에서 끝없는 세월을 두고 여러 가지 행을 닦는 것을 말한다.
그들에게 부처의 거룩한 모습을 갖추게 하려고 보시 바라밀을 찬탄하고, 부처의 깨끗한 몸을 얻어 온갖 곳에 이르게 하려고 지계(持戒) 바라밀을 찬탄하고, 부처의 청정 불가사의한 몸을 얻게 하려고 참는 바라밀을 찬탄하고, 여래의 이길 이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정진 바라밀을 찬탄하고, 청정하고 견줄 데 없는 몸을 얻게 하려고 선정 바라밀을 찬탄하고, 여래의 청정한 법신을 드러내려고 반야 바라밀을 찬탄한다.
또 그들에게 세존의 청정한 색신을 나타내게 하려고 방편 바라밀을 찬탄하고, 중생들을 위해 오랜 세월을 머물게 하려고 서원 바라밀을 찬탄하고,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 세계에 지나가게 하려고 힘 바라밀을 찬탄하고,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려고 지혜 바라밀을 찬탄하고, 최상의 청정 미묘한 몸을 얻게 하려고 모든 불선법(不善法)에서 아주 떠날 것을 찬탄한다. 이와 같이 보시하여 각각 돌아가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또 여러가지 향을 만드는 비법을 안다. 이른바 무등향(無等香). 신두파라향(辛頭波羅香). 무승향(無勝香). 각오향(覺悟香). 아로나발지향(阿盧那跋底香). 견흑(見黑)전단향. 오락가(烏洛迦)전단향. 침수향(沈水香). 부동제근향(不動諸根香)등을 만드는 법을 안다.
나는 이런 향으로 공양하고 여러 부처님을 뵈옵고 소원을 채웠다. 즉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원,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일,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원이다.
또 이 향을 사를 때 낱낱 향에서 한량없는 향기가 나와 시방 법계와 모든 부처님 도량에 두루 풍기니, 향의 궁궐도 되고 향의 전각도 되었다. 이와 같이 향의 난간, 향의 담장, 향 마루, 향 창호, 향 누각, 향 반월, 향 양산, 향 당기, 향 번기, 향 휘장, 향 그물, 향 형상, 향 장엄구, 향 광명, 향 구름 비가 곳곳에 충만하여 장엄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을 두루 보고 기뻐하는 법문만을 알 뿐이다. 그러나 저 보살 마하살은 큰 약왕(藥王)과 같아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함께 있고 따라다니거나 명호를 부르면 모두 이익을 얻어 헛되게 지나치지 않는다. 어떤 중생이 잠시라도 만나면 반드시 모든 번뇌가 소멸되고 불법에 들어가 온갖 고통을 여의게 되며, 모든 생사에 두려움이 아주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는 모든 지혜에 이르며, 모든 늙고 죽는 산이 무너지고 평등하고 고요한 즐거움에 머물게 된다. 이런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다라당(多羅幢)이라는 큰 성이 있는데, 거기 무염족(無厭足)이라는 왕이 있다. 그대는 그를 찾아가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보살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보안 장자의 발에 예배드리고 무수히 돌고 우러르면서 하직하고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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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幢): 불보살의 공덕을 표시한 장엄구(莊嚴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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