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성BORISUNG

이별준비

보리성2001-11-14 00:38조회 23No. 10

*이별준비*

 일요일 늦은 아침을 준비하는 등뒤로 앤디윌리암스의 Moon river의 멜로디가 감미롭다. 편한대로 리모콘으로 CD 판만 앞으로 뒤로 굴리다 오랫만에 턴테이블로 흐르는 음률은 더 매력있게 들린다!  요즘 나는 할일없이 마음만 바쁘다. 내 분신인 아들 둘 중 이제 막내마져 시월이면 결혼한다. 큰애를 내 보낼땐 하나가 더 있다는 의지도 있었겠지만 또 그때만도 내가 젊었던가 보다. 이제 다 떠나는가 보다! 하니 어쩐지 심사가 얄궂다. 그러고 보니 해주는 거 없어도 자식들 곁에 두고 사는 일도 복중의 하나일 것 같단 생각도 든다.  그래 주말마다 작은애 손 갈 일 찾느라 분주하다. 오디오만 해도 턴테이블에 선이 빠진줄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 연결해서 이렇게 분위기도 돋궈주네... 그래도 공연히 자꾸 마음이 바빠지며 아들을 들볶는다? 이것 저것 찾아내 시키며 너와의 이별준비임을 연방 따따따..하며...  홈페이지 개편! 하.하 요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알 수 없던 조바심이었구나... 재료만 준비해 놓으면 주말에 와선 붙여주는 마무릴 맡아주는 재미로 한껏 느긋하다 이젠 발등에 불똥 떨어진 기분이다.  그러나 정작 준비할 이별은 따로 있지 않은가.. 세상과의 이별! 덩달아 영감과의 이별.  영감은, 심심하면 자기는 빨리 죽어도 나는 90살 까지 산단다.누구 맘대로?(악담을 해라~~) 그러면 나는, 빨리 죽는다 노래부르는 사람 치고 빨리 죽는 이 못봤다 해놓고. 그대로 되면 그것도 걱정이다. 당근질 시켜놓고 갈일이 어디 한두가지라야 말이지... 이건 흉이지만, 걷는 것 싫어하지 씻는 것 싫어하지 먹는 것 질정(규칙)없지 몸에 해롭다는 술 담배 조절못하지... 에고- 어디서부터 두드려야 먹혀 들어갈지.  장마도 지난 철이건만 왠 비소식은 이리도 잦은지.. 오늘도 윗쪽엔 호우소식이 뉴스의 톱이다. 지난번 교외에 나가 사온 호박잎으로 걸쭉한 점심 끝내고 잠시 거실 쇼파에 영감과 나란히 앉아 밖을 보니 참으로 눈부신 세상이다. 베란다 창 밑으로 가지런히 놓인 된장 고추장 장아찌 항아리에 따가운 햇살이 내리 쏘아주고 있네! 아이고- 이 장마철에 참으로 고마운 땡볕이라~  그러고 보니, 내 인생에 쨍- 하고 볕든 날은 과연 얼마였던가??? 이제는 그 인생이 저 만치 앞이 다 보인다 해도 왠지 다시 젊은 날로 되돌아 가곺으단 염은 없네... 그냥 이대로 곧장 앞으로 걸어가얄 밖에.... 이럴때 생각나는 조병화님의 시 한편!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투쟁이었으며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였으나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정, 아름다운 말 두고가는 것을 배우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인생은 인간들의 옛집 아! 우리 서로 마지막 할 말을 배우며 사세

          이천년 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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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성의 집 · borisung.com · 2001년 원본의 메뉴·게시판·사진을 그대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