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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조(銀祚)를 위한 기도(祈禱)

보리성2001-11-13 21:40조회 3No. 3

은조(銀祚)를 위한 기도(祈禱)

 요즘 우리내외는 추석에 아들내외가 떨구고간 세살박이 손녀 재롱에 날 가는줄을 모른다. 그 시중에, 나는 잠이 모자라 틈만나면 눈을 감고 앉아 명상아닌 명상을 하기 일쑤다. 그런데 효주가 잠자리에 들기전 목욕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코스가 있다.  할머니 '싱싱고적대' 틀어줘로 시작하면 방으로 들어가 그때부터 우리 침대는 완전히 제 트래닝의 독무대이다. 봉으로 재주를 보일땐 등 긁는 효자손으로, 훌라후프가 나오면 훌라후프로, 공이 나오면 공, 어제는 마트에 따라가서 휴대폰까지 사서 전원주씨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장면이 나오면 저도 흉내어야 한다. 그리고 노래에 맞춰 춤을추기 시작하면 말릴 수 도 없는 완전 무아 지경이다. 나는 스프링의 반동 때문에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마음 조리고 소리질러 너무 뛰지 말라고 주위를 주기도 하나 막 무가내다.  효주 꼴을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아련한 옛생각이 난다. 나 시집갔을 때 코밑에 코 빼어물고, 손가락 입에 물고 있던 다섯 살박이 딸 같은 막내 시누이 은조! 시어머니 마흔둘에 낳은 막내둥이다.  사흘 뒤에 재행(? 우리에겐 신행이겠다.) 걸음 할 것이라고 여벌 옷도 준비없이 닿은 신행(결혼)길이 " 내 집에 온 다음에야 내집 식이지...." 하시는 시어머니 한마디로- 신랑의 재행걸음은 석달이나 뒤 그것도 다설살박이 시누이 앞세우고 떠났다.  참 엉뚱한 곳에서 로마의 법이.....통용된 것이다.  보름동안이나 하루같이 소식있으면 부리낳게 새밥 지을 것이라고 조리에 쌀 일어 건져둔채 기다리다 지치셨드라는 어머니 모습을 그린 이모의 눈물방울 번진 편지를 받고 고심 끝에 낸 꾀가 눈이 아픈 시누이 한약 처방 받겠다는 핑계로 꼬맹이 앞세우고 친정으로 줄행랑을 쳤던 것이다.  은조와의 친정 동행은 그 뒤에도 한번 더 있었다. 춤추길 좋아해 무용학원에 간다는게 소원이었고, 자식들에겐 너무도 인색했던 어머님에게 때를 쓰다 실패하면 길 건너 양장점 순옥이 엄마 앞에 가서 장단에 맞혀 엉덩이 춤 한번 돌리고 군 것질 값은 꼭 챙기고 돌아서던 밉지 않게 생긴 꼬맹이! 어쩌다 가까운 남망산에 저녁 산보라도 나가다 어째 뒤통수가 수물수물하는 것 같애 돌아보면 어깨를 한껏 으쓱 올려세우고 살곰살곰 소리없이 따라오는 모습이 하도 웃어워-- 불러 손잡고 다녀야 했던 혹덩이!  "난 엄마 없이는 살아도 언니없인 못 .." 철없는 망발에도 위안을 얻고... 너그러운 충복이 되고....  내리 아들 다섯을 낳고 여섯 번째 첫딸을 낳고는 너무도 좋아 잔치까지 벌였다는 큰딸 ,그래서 이름마져 금조(金祚)! 하나 딸은 못쓴다고 딸 하나 더- 해서 나온 딸이 그래서 은조! 우리 시부모님은 참 기계도 좋으셨지.....  그 큰딸이 시집가서 첫애를 출산했을 때 얘긴데 ,어디가 물어도 다 아들이라 했고 하는 폼새도 아들이라고 장담하고, 나은.. 딸을 앞에 두고 꽤나 실망스러워 하는 사위에게 하시는 말씀!  " 원래 씨는 시가를 따르는 법이야--- 우리 집은 아들만 텅텅 인데, 자네 집 따라서 그런거야.." 미안키는커녕 되래...   "그럼 우리 누난 어째 아들을 ..?"-사위 왈-   "그 사람은 제 시집 따라서 지?" 나는 옆에서 오금이 저렸고 다음 차례도 아들이 아님 어떻거나 정말 걱정스러웠지만 다행이도 아들을 낳아 한 걱정 덜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막내 은조가 결혼한지 6년여 동안 아직 애기가 없어 걱정이다. 뱃장 좋으신 어머님이 계셨다면 이번엔 무슨 공포를 터트렸을까?하지만... 내색은 할 수 없어도 자나깨나 걱정이다. 조카인 내 아들이 애를 낳아와도 마음이 저리고, 이제 효주가 동생볼 나이가 됐어도 나도 아들 하나만 더 하는 타령을 할 염도 내지 못한다.  내가 작은 애를 임신할 무렵 한 집에 살던 왕고모의 딸이 4대 독자댁에 결혼 해서 오랜 세월 애가없어 시 부모님의 애타는 재촉도 부담이지만 고심하는 당사자들의 모습도 안스러운 참에, 참 눈치도 없는 삼신할매...나는 아들 하나라도 족하니 목마른 이집에나 떨구어 주실 일이지.어짠다꼬....그때의 그 불편하고 면구스런 심정이라니.... 나도 큰애가 빠른 편은 아니어서 혹시라도? 하던 그 때의 심사를 생각하면 제 때에 자식 가지지 못하는 부모의 특히 여자의 심정을 그 누구라 당하지 않고 이해하리.... 원인이야 어디에서건 시술이 실패했다고 할 때마다 내 가슴이 이리도 쓰린데 본인들이야 오죽하랴....  그래도 이서방!!! 지성이면 감천이고. 원래 귀한 손은 늦는 법이니..... 아직은 지탄말고 지각하는 새 손님을 맞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여? 우리 모두 축원축수 또 기원하고 있으니....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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