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와 건강
제1절 선조들이 차를 즐겨 마신 이유
우리의 선조들이 차를 즐겨 마신 이유를 아래와 같이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ㅇ 차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운이 생긴다.
ㅇ 손님과 맑은 이야기를 나누니 즐겁다.
ㅇ 예술적 흥취에 이끌려 창작활동을 도우며
독서에 몰두하게 된다.
ㅇ 차는 사람을 깨우치게 하며 수신(修身)하게 한다.
ㅇ 깊은 경지에 이르러 신선이 된것 같다.
ㅇ 삼매경(三昧境)에서 차를 끓이고,
멋진 곳에서 차를 마시고,
다구를 선물로 주고 받고 그 멋을 예찬
하는 등의 취미생활을 하게 된다.
ㅇ 약으로서의 효능이 있다.
이와 같이 차는 몸을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신을 건강하게 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데 즐거움을 주는 한 몫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1. 차는 정신을 건강하게 함
(1)마음이 편안하고 힘이 생김
신라의 최치원(崔致遠)이「차를 얻었으니 근심을 잊게 되었다」고 하였듯이, 차를 마시면 시름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글을 흔히 볼 수 있다. 고려말의 충신 이숭인(李崇仁)은 하늘 아래 떠도는 한(恨)을 씻어준다고 했고, 포은(圃隱) 정몽주는「차 마시는 버릇으로 세상일을 잊는다」고 하였다. 추사의 동생이자 서예가인 김명희(金命喜)는「(차의)향기와 맛을 따라 바라밀에 든다」고 하였는데, 바라밀은 현실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피안의 경지에 이름을 말한다. 김종직의 문인(門人)이며 생육신 중의 한사람인 남효온(南孝溫)도 아래 시와 같이 차로써 마음을 다스렸다.
은솥에 차 끓이다
일찍이 세속 향해 동서로 치달았는데
십년 찌든 배 속 솔개 울듯 하네
추운 강가에서 아이를 불러 저녁에 차를 달이니
나의 갈증난 심장의 열기가 가라앉는구나
많은 시름 놓아지니 마음이 밝아지고
긴긴 날 안석에 앉아 보고 듣지 않는다
동화문(東華門) 밖에는 시비를 다투어
소란스레 지껄여도 그 소리 듣지 않네
또 외진 곳에서 지낸다거나, 홀로 여행을 할 때의 외로움과 늙음의 쓸쓸함을 달래주는 벗으로서 차를 마셨다. 우리의 민요에도
혼자 사는 청산이는
밤늦도록 작설 먹고
근심없이 잠을 잔다
바람 바람 봄바람아
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또한 차는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는 기운이 생기게 한다고 하였다. 조선 초의 의인(義人) 이목(李穆)은『다부(茶賦)』에서「차를 마시니 근심과 울분이 비워지고 웅호한 기운이 생긴다」고 하였다. 고려의 충렬왕이 출정하는 병사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김해에 행차하였다가 그곳의 산차(山茶) 나무를「장군나무[將軍樹]」라고 이름붙인 것과, 신라의 화랑들이 수련하며 차를 마신 것도 차가 기운을 돋우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신농(神農)의『식경(食經)』에도「차를 오래 마시면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있게 하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한 내용을 볼 수 있다.
(2) 맑은 이야기[淸話]의 즐거움
위의『다부』에 차의 직접적인 공로(功勞) 다섯 가지 중에는「손님과 주인의 정을 화합하게 하는 것」이 들어 있듯이 손님과 차를 끓여 마시면 분위기가 한층 부드럽고 맑으며 아름답다는 내용의 글들을 볼 수 있다. 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차 한 잔에 이야기 한 마디
점점 심오한 경지에 들어가네
이 즐거움 참으로 맑고 조촐하니[淸淡]
굳이 술에 취할 필요가 있으리
또한 찻자리의 이야기를 흔히「청화(淸話:맑은 이야기)」혹은「연어(軟語:부드러운 말)」라 하며, 오손도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시로 읊어「둥그렇게 모여 앉아 차 끓이며 함께 맑은 이야기하니, 나도 몰래 허튼 시름이 말끔히 잊어지누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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