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 장 대중의 의문에 답함[疑問品]
하루는 위자사가 대사를 위하여 큰 재회를 배풀었다.재(齋)가 끝나자 자사가 대사를 청하여 법의 자리에 오르시게 하고는 관료와 선비, 일반 대중들과 함께 얼굴을 공손히 가다듬고 두 번 절하고 물었다.
"제자가 듣기에 화상의 설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제 적은 의문점이 있으니 큰 자비로 특별히 해설해 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의문이 있으면 곧 물으시오. 내가 설해주겠소."
위공이 말했다.
"화상의 말씀하신 바가 달마대사의 종지(宗旨)가 아닙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소."
위공이 말했다.
"제자가 듣기에 달마대사께서 처음 양무제를 교화하실 때 무제가 달마께 다음처럼 물은 줄 압니다.
'내가 일생에 절을 짓고 여러 사람들을 승려로 만들었으며 이웃에 나누어 주고 재를 배풀었는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이에 달마께서는 '실로 공덕이 없다'고 하셨습니다.제자가 이 이치를 통달하지 못하오니 화상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요."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실로 공덕이 없는 것이니 옛 성인의 말씀을 의심하지 마시오. 무제는 마음이 삿되어 바른 법을 알지 못했소. 절 짓고 여러 사람들을 승려로 만들며 이웃에 나누어주며 재를 배풀어 주니, 그것은 복 구함이라 말할 수 있으나 복을 가지고 공덕이라 해서는 안되오. 공덕은 법신(法身)가운데 있지 복을 닦음에 있지 않소."
다시 말씀하셨다.
"참성품을 보는 것이 공(功)이요 평등함이 바로 덕(德)이니, 생각 생각 막힘없이 늘 본성품의 진실하고 묘한 작용[本性眞實妙用]보는 것을 공덕이라 하오.
안의 마음을 겸손하게 낮춤이 공이요. 밖으로 예(禮)를 실천하면 바로 덕이며, 자신의 참성품[自性]이 만 가지 법 세워내는 것이 공이요. 마음의 본바탕이 생각을 떠나는 것[心體離念]이 바로 덕이며, 자신의 참성품 떠나지 않음이 공이며, 사물에 응해 쓰되 물들지 않음이 바로 덕이오.
만약 공덕의 법신을 찾으려 하면 여기에 의지해 그 공덕을 지어야 참된 공덕이 되오. 공덕을 닦는 사람이라면 그 마음이 곧 남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늘 널리 공경함을 행하오. 마음이 늘 다른 사람을 가벼이 여기고 나를 내세우는 생각 끊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공이 없게 되고, 자신의 생활이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하면 스스로 덕이 없게 되니, 이는 나를 내세우는 생각 스스로 커져 늘 모든 이들을 가벼이 여기기 때문이오.
선지식이여, 생각 생각 사이가 없는 것이 공이요, 마음을 평등하고 곧게 쓰는 것이 바로 덕이며, 스스로 불성을 닦는 것이 공이요,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덕이오.
선지식이여, 공덕은 자신의 참성품[自性]안에서 보는 것이요. 널리 나누어 줌과 공양만으로 구하는 바가 아니오. 그러므로 복덕과 공덕은 서로 다른 것이니, 무제가 참 이치를 알지 못하였을 뿐 우리 조사에게 허물 있음이 아닙니다."
자사가 또 물었다.
"제자가 늘 스님들이나 일반대중이 아미타불을 불러 서방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는 것을 보는데, 그 곳에 가 태어날 수 있는지 화상께서는 말씀해 주시어 의심을 깨뜨려 주십시요."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잘 들으시오. 혜능이 함께 말하겠소. 세존께서 사위성 가운데 계시면서 서방정토를 말씀하여 중생을 이끌어 교화하셨는데, 경의 글에 분명히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다고 하였소. 만약 모습을 논해 말한다면, 거리가 십만 팔천리 된다는 것은 곧 몸 가운데 열 가지 악[十惡]과 여덟 가지 삿됨[八邪;生滅,斷常,一異,去來]이니 그것으로 멀다고 말한 것이오.
멀다고 말한 것은 낮은 근기를 위함이요, 가깝다고 말한 것은 높은 근기를 위함이니,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지만 법에는 두 가지가 없소. 어리석음과 깨달음에 다름이 있어서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으니,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을 불러[念佛]저 정토에 태어나려 하지만, 깨달은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오.
그러므로 부처님은 '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 부처님의 땅이 깨끗하다'고 말씀하셨소. 사군이여, 동방사람도 다만 그 마음이 깨끗하면 곧 죄가 없고, 비록 서방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또 허물이 있게 되는 것이오. 동방사람은 죄를 지으면 부처님을 불러 서방에 나기를 구하지만, 서방사람이 죄를 지으면 부처님을 불러 어느 나라에 나기를 바랄 것이오.
어리석은 범부들은 자신의 성품[自性]을 사무쳐 알지 못하고 몸 가운데 정토를 알지 못하여 동쪽을 원하고 서쪽을 원하지만, 깨친 사람은 있는 곳마다 한 가지오. 그러므로 부처님은 '머무는 곳을 따라 늘 편안하고 즐겁다'고 말씀하셨소.
사군이여, 마음 땅이 다만 착하지 않음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만약 착하지 않은 마음을 품으면 부처님을 불러도 가서 나기 어렵소. 이제 선지식들에게 권하니 먼저 열 가지 악을 없애시오. 그러면 십만을 감이고, 다음 여덟 가지 삿됨을 없애시오. 그러면 팔천을 지난 것이니, 생각 생각 참성품 보아 늘 평등하고 곧은 생활 실천하면 손 가락 한번 튕길 사이에 정토에 이르러 아미타를 뵙게 될 것이오.
사군이여, 다만 열 가지 착함[十善]만 행한다면 어찌 다시 정토에 가서 나기 원할 것이며, 열 가지 악한 마음을 끊지 않는다면 어떤 부처님이 와서 맞아주실 것이오.
만약 남이 없는 법[無生法]을 단박 깨치면[頓悟]서방을 보는 것이 찰나에 있으나, 깨치지 못하면 부처님을 불러 태어나기 원하여도 길이 머니 어떻게 이르겠소.
혜능이 이제 여러 사람에게 서방을 찰나 사이에 옮겨 눈 앞에 곧 보게 할 것이니, 각기 원하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