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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 지상(智常)은...

보리성2001-11-05 20:20조회 0No. 22

   ◇승려 지상(智常)은...  승려 지상(智常)은 신주(信州) 귀계(貴溪)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뜻을 다해 성품 보기[見性]을 구하였다. 하루는 찾아와 절하므로 대사께서 물으셨다.  "너는 어디서 왔으며 무슨 일을 구하고자 하는가?" 대답했다.  "학인은 얼마전 홍주(洪州) 백봉산(白峯山)에 가 대통(大通)화상께 인사드리고 성품을 보아 깨달음 이루는 뜻[見性成佛之義]에 대해 가르쳐주심을 받았으나, 여우같은 의심을 끊지 못해서 멀리서 와 절합니다. 엎드려 화상께서 자비로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그에게 무슨 말이 있었던가. 한번 말해 보아라."  대답했다.  "지상이 거기 이르러 석달이 지나도록 가르침을 입지 못했습니다. 법을 위하는 뜻이 간절하므로 하루 저녁 홀로 방장에 들어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저의 본마음이며 본성품입니까?"  이에 대통께서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너는 허공을 보는가?'  제가 대답했습니다.  '봅니다.'  그 화상이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너는 허공에 모습 있음을 보는가?'  '허공이 형상이 없는데 무슨 모습이 있겠습니까?'  그 화상이 말씀했습니다.  '너의 본성품도 허공과 같으니 한 물건도 볼 것이 없는 줄 사무치면 이것을 바른 견해라 하고, 한 물건도 알 것이 없는 줄 사무치면 이것을 참된 앎이라 한다. 푸르고 누름, 길고 짧음이 있지 않으니 다만 본원이 깨끗하고, 깨달음 자체가 두렷이 밝음을 보면 이것을 성품을 보아 깨달음을 이룸이라 하고 또한 여래의 지견이라 한다.'  학인이 비록 이런 말씀을 들었으나 오히려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상께서는 열어 보여주십시요."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그 스님의 말한 바가 오히려 봄과 앎을 두어서 너로 하여금 깨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한 게를 보이겠다."
한 법도 볼 것이 없다고 하여 없다는 견해를 남겨둠이여 뜬 구름이 밝은 해를 가림과 같고 한 법도 알 것이 없다고 하여 비었다는 알음알이 지켜냄이여 저 허공에 번갯불이 생김과 같네. 이런 지견 잠깐이라도 일어나면 참된 성품 바로 보지 못한 것이니 바른 방편 어찌 일찍 깨칠 것인가. 네가 만약 한 생각에 그른 줄 알면 자신의 신령한 빛 늘 나타나리.
 지상이 대사의 게송을 듣고서는 마음이 환히 열리어 이렇게 한 게송을 지었다.
까닭없이 없다는 지견 일으켜 모습에 집착하여 보리 구했네. 자기 뜻에 한 생각 깨달음 두면 옛날의 어리석음 어찌 넘으리. 까닭없이 이와 같이 지견 낸다면 모습 없는 깨달음의 자기 근원이 비춤 따라 이리저리 옮겨 가리니 조사의 방에 들지 못하였다면 아득히 두 머리로 나아갔으리.
 지상이 하루는 대사께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삼승법(三乘法)을 말씀하시고 또 최상승(最上乘)을 말씀하시니 제자는 알 수 없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대사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스스로 머뭄없는 본 마음을 보고 밖의 법의 모습을 집착하지 말라. 법에는 네 가지 진리의 수레[四乘]란 없으나 사람의 마음이 스스로 차등이 있을 뿐이다. 보고 듣고 마냥 외우기만 하는 것은 소승이요, 법을 깨쳐 뜻을 아는 것은 중승이며, 바른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는 것은 대승이고, 만 가지 법을 다 통하고 만 가지 법을 다 갖추어 온갖 것에 물듬없이 모든 법의 모습 떠나 하나라도 얻은 바가 없으면 최상승이라 한다.  수레[乘]란 실천[行]의 뜻이라 입으로 다투는 데 있지 않다. 너는 반드시 스스로 닦고 나에게 묻지 말라. 어느 때나 자신의 참성품은 스스로 한결같다[自性自如]."  지상이 절하고 물러나 대사께서 세상을 마칠 때까지 곁에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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