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선지식이여, 다음 대에 나의 법을 얻은 자로서 이 돈교법문을 가지고 견해를 같이 하고 행을 같이 하여 발원하고, 받아 지님을 부처님을 모시듯이 하여 이 몸이 다하도록 물러서지 않는 자는 반드시 성인의 자리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위로부터 비밀히 전해 부치심을 반드시 전하여 주어 그 바른 법을 숨기지 말라.
만약 견해를 같이 하지 않고 행을 같이 하지 않아 다른 법 가운데 있으면 전해 부치지 말라. 그 앞 사람을 손상시켜 끝내 이익이 없을 것이니, 어리석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이 법문을 비방하여 백겁 천생에 붓다의 씨앗[佛種]을 끊어버릴까 두렵다.
* 해설 *
모든 있음이 있음 아니므로 이 법은 드러나 있는 법[顯法]도 아니고, 없음이 없음도 아니므로 이 법은 숨어 있는 법[隱法]도 아니다. 다만 가르침의 인연을 따라 드러내 보이기도 하고 비밀히 전해 보이기도도 하는 것이니, 견해를 같이 하고 행을 같이 하는 이에게는 반드시 전해 숨기지 말도록 하고, 견해와 행을 달리하는 이에게는 전해 부치지 말도록 당부한다.
붓다의 씨앗[佛種]을 끊지 않고 이어가는 일은 다만 드러내 전해줌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 법을 듣는이가 바른 법을 비방하여 진리에 뜻을 달리할 때는 때로 숨겨 전하지 않음이 바로 참으로 옳게 전하는 일임을 보인다. 그것은 주고 받을 것이 없는 법의 씨앗이 이미 중생의 여래장의 터전에 갖추어져 있지만, 중생 자신의 보리의 마음과 부처님 섬기듯 받아지니려는 원의 힘이 아니면 그 진리의 싹은 튼튼하게 싹트고 알차게 열매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