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중이 의심하는 바를 낱낱이 답변하시다[大衆所疑一一答辯]
재가하여 세상에서 수행하는 방법을 묻다[問在家處世修行法]
[원문]
위공이 또 물었다.
"집에 있어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가르쳐 주십시요."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중에게 모습 없는 노래[無想頌]를 말하겠소. 여기에 의지해 수행하면 나와 늘 한 곳에 있음과 다름이 없지만, 여기에 의지해 수행하지 않으면 집을 나와 머리를 깍은들 참된 깨달음의 길에 무슨 이익이 있겠소?"
노래는 이와 같소.
마음이 평등함에 어찌 힘써 계 지니며
행동거지 곧음에 선정 닦아 어디 쓰리.
은혜를 깊이 알아 어버이 잘 모시고
의로움에 위 아래가 서로서로 사랑하며
겸양함에 높고 낮음 모두 함께 화목하고
잘 참음에 뭇 악들이 시끄럽게 하지 않네.
쉬임없이 나무 비벼 불을 낼 수 있으면
진흙 속에서 반드시 붉은 연꽃 피어나리.
입에 쓴 것 반드시 몸에 좋은 약이요
귀에 몹씨 거슬리면 행에 좋은 말이니
허물 바로 고치면 지혜가 생겨나고
모자람을 덮어두면 어질지 않게 되네.
나날이 늘 중생에게 이익된 일 행하나
도 이룸은 금전 보시 속에 있지 않으니
깨달음을 마음 향해 찾아야 할 지언정
어찌 힘써 밖을 향해 현묘한 법 찾을건가.
나의 설법 바로 듣고 여기 따라 수행하면
천당 극락 곧바로 눈앞에 드러나리.
* 해설 *
바른 수행은 재가(在家) 출가(出家)에 관계없으며, 참된 선정(禪定)은 앉아 있음[坐]과 앉아 있지 않음[非坐]에 걸리지 않는다.
진흙 속에 핀 연꽃이 제 스스로 진흙탕물에 때묻지 않으면서 자신이 처한 더러운 환경을 아름다운 빛깔과 향내음으로 장엄하듯, 바른 수행은 시끄러움 속에서도 시끄럽지 않고 고요함 속에서도 고요함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끄러움을 떠나지 않고, 늘 고요하며 고요함을 떠나지 않고 늘 생활의 역동성을 발휘하며, 깨끗함과 더러움을 넘어 늘 삶의 적극적인 청정성을 이루어낸다.
그래서 혜능선사는 집에 있으면서 진리의 뜻 지키는 수행을 '진흙 속에서 붉은 연꽃 피어남'이라 비유하며,『유마경』은 '탐욕 가운데서 선정을 행하는 것은 불 속에서 연꽃이 핌과 같다(在欲行禪 火裏生蓮)'고 말한다. 다시『유마경』은 불타가 제시한 해탈이 중생의 탐욕을 끊고서 얻는 길이 아니라 중생의 번뇌와 탐욕에 올바른 방향을 주는 일이며, 탐욕을 본래 머뭄 없는 삶의 실상 그대로 밝혀 쓰는 일임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처님은 자기가 얻은 경계에 빠져 제 잘난 생각을 내는 사람을 위해서 음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떠나야 해탈이 된다고 말씀하지만, 만약 얻을 것 없음을 알아 제 잘난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에게는 음욕과 성냄, 어리석음의 성품이 바로 해탈이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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